2023 신년 특촬 합작
< 신도 가짜와 진짜가 있을까 > - 큐롱
가면라이더 기츠(2022) / 우키요 에이스 & 사쿠라이 케이와
" 저기, 에이스 군. 혹시 신년에 세계가 재구축 되던 날이 있었을까? "
뜬금없는 질문이었다. 라스트 보스만을 남겨 둔 상태에서 저런 질문이라니. 그래도 대답을 하지 않으면 계속 물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- 아마, 있었을지도. 근데 왜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, 타이쿤? - 이라며 궁금하지도 않은 질문을 맞받아쳐서 넘겼다.
" 음.. 그냥, 그때의 디자신은 정말 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. "
신? 이미 디자신은 신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지 않았나. 그런데, 진짜 신이라니. 디자이어 그랑프리에 참가해 여러 번 디자신이 되었던 나로써는 저런 타이쿤의 질문이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. 아니, 애초에 디자신도 진짜 신이라고 계속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럴지도.
" 아니, 그게 디자신도 신이라고는 생각하긴 하지만! 신년에 새로운 세계를 만든다니, 뭐랄까.. 진짜 신 같잖아? 다른 날도 아니고 신년이니까. "
그냥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듣진 말고.. - 단지 그런 이유로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가. 진짜 신이라니, 그렇다면 타이쿤의 말대로 그전의 디자신들이 가짜 신들이었다고 한다면. 그럼.. 나도 가짜 신이었다는 건가.
" 그런가, 그럼 타이쿤 네 말대로라면 이번에 디자신이 되는 사람은 진짜 신이 되는 거겠네. "
" 응? 무슨 말이야? "
이번 게임의 마지막 대결은 오늘이니까. 오늘이 신년이잖아? -나의 한마디에 타이쿤의 머리가 멈춘 것 같았다. 아마 그 생각은 하지 않고 그냥 내뱉은 말이었나 보지. 하여간, 뭐든 숨기려 해봐도 쉽게 드러나는 사람이라니까.
" 그렇다면.. 더욱 힘내야겠네. 에이스 군을 넘어서 진짜 신이 되려면. "
" 힘내, 타이쿤. 어쨌든 이번에도 이기는 건 나겠지만. "
나를 넘는다. 정말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, 나를. 어쨌든 타이쿤은 그 이후로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. 아마 그에 반박할 말을 고르고 있거나 더 이상 그에 대한 대답을 하는 걸 포기한 거겠지. 나는 그런 타이쿤의 태도에 맞춰 타이쿤이 앞으로 하려고 했던 질문들에 대해서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커피를 마셨고, 타이쿤은 그걸 알아차린 듯 그저 조용히 버클들을 만지작거릴 뿐이었다. 그때였다. 츠무리의 한마디로, 디자신이 될 사람을 결정지을 마지막 게임이 시작된 건.
" 라스트 보스, 등장했습니다! "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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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 이번 게임은 스코어 승부입니다. 최종 보스가 물러날 때까지 도시 방위를 맡아 주세요. "
또, 도시 방위인가. 스코어 승부는 다른 때에 비해 여유가 많아서 좋았지만, 타이쿤은 스코어 승부를 몇 번 해보지 못했을뿐더러 대량의 스코어를 얻을 수 있는 최종 보스를 없앨 능력이 아직 되지 않아 겁먹은 듯해 보였다. 역시 전보다 실력이 늘고 강해졌어도 아직 초보는 초보라는 건가.
" 힘내, 타이쿤. 잘하면 최종 보스를 없앨 수도 있잖아? "
" 그게, 정말 가능할까.. "
타이쿤에게 진심으로 응원이 됐을지는 모르겠지만, 어쨌든 겁먹은 듯한 타이쿤의 어깨를 살짝 토닥여주곤 나는 먼저 쟈마 에리어로 갔다. 아마도.. 이번엔 타이쿤도 최종 보스를 노리겠지. 질 거 같다는 생각은 없다, 그저 게임이 어떻게 흘러갈지가 궁금할 뿐. 자, 과연 이번 게임의 디자신은 누가 될까.
-
크다, 이번 최종 보스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었다. 나도.. 정말 에이스 군처럼 최종 보스를 없앨 수 있을까. 사실 스코어 승부라고 했을 때부터 분명 에이스 군은 최종 보스를 노릴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. 그렇다면, 이번에도 이기는 건 역시 에이스 군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. 하지만, 나 역시도 순순히 지고 있을 생각은 없었다. 죽더라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, 이상적인 세계가 있으니까. 커맨드 버클이든 부스트 버클이든 가지고 있는 모든 버클들을 전부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이기겠어.
SET-
" 이번엔.. 내가 에이스 군보다 먼저 최종 보스를 쓰러트릴 거야. "
-GREAT. READY FIGHT.
-RAISING SWORD.
최종 보스를 쓰러트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, 안쪽에서부터의 돌파. 바깥에서도 가능하긴 하겠지만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될 리가 없었다. 그렇지만, 내가 과연 에이스 군처럼 안쪽으로 들어가서 최종 보스를 돌파할 수 있을까.. 사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잘 안될 거란 걸, 쉽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. 하지만, 이번만큼은 에이스 군을 넘고 꼭 이기고 싶어. 일단 해보자는 생각으로 최종 보스에게 달려들었다. 하지만.. 역시 최종 보스의 광선과 촉수 때문에 가까이 가기 쉽지 않았다. 얼른 버클이 열려야 쉽게 없앨 수 있는데, 빨리..
-FULL CHARGE.
됐다. 역시 너구리.. 라는 건가, 행운이 따라주는 거 보면. 일단 이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니까.
-TWIN SET. TAKE OFF COMPLETE JET & CANNON. READY FIGHT.
버클들을 장착하자 최종 보스의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경로가 보였다. 아마 저 경로 이외의 경로는 없겠지. 그렇다면, 지금이 기회. 일단 들어가기 전 경로 확보를 위해 광선과 촉수를 거의 다 정리했다. 됐다, 이제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데..
" 타이쿤, 조심해! "
그때였다, 최종 보스만 신경 쓰다, 촉수 하나를 정리해놓지 못했던 게 원인일까. 날 향해 날아오는 촉수 하나에 대처할 새도 없이 그냥 속수무책으로 당해져 날아가 버렸다. 그 충격으로 변신도 풀려 버렸고.. 이젠 정말 무리인가.
" 타이쿤! "
상황 파악이 되고 있을 즈음에는 에이스 군이 내 쪽으로 오고 있었다. 아마 걱정돼서 오는 거겠지, 다른 것도 아닌 최종 보스의 촉수에 맞아 날아간 거니까... 이번에는 분명 최종 보스를 쓰러트릴 수 있을 거 같았는데.. 이대로 에이스 군한테 그냥 질 수는 없는데... 그런데도,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거 같이 아파서.. 분명 여기서 더 싸우려 한다면 미치나가 씨처럼 될 걸 알아서. 일어날 자신이 없다, 여기서 더 싸울 자신이 없다. 이 이상은..
" ... 부탁할게, 에이스 군. "
너에게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버클들을 넘기고 나서는 그저 너를 지켜보기로 했다. 이 버클들을 사용해서 될 새로운 디자신인 우키요 에이스를. 에이스 군을 넘는 건, 내가 살아있어야지 그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다는 걸 아니까. 보여줘, 에이스 군. 다음 세계를 이끌어 나갈 진짜 디자신을.
-
" 디자신, 강림했습니다! "
츠무리의 말로 이번 그랑프리도 끝이 났다. 1월 1일인 신년에 디자신이 된 사람도 역시, 나다. 자신만을 위한 이상적인 세계를 이루기 위해 남을 짓밟고 디자신이 된 나도, 너에겐 정말 진짜 신처럼 보일까. 개인의 소원을 이루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태어난 신도 정말 진짜 신이라 불릴 수 있는 존재일까, 타이쿤?
-
그 이후로 시간이 흘렀다. 너를 비롯한 다른 가면라이더들은 디자이어 그랑프리 때의 기억들이 완전히 지워진 채 돌아갔다. 그게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랬던 도전자들의 최후겠지. 그리고 이 세계의 디자신이 된 나는,
" 축하드립니다, 오늘부터 당신은 가면라이더입니다! "
다시 가면라이더가 되었다. 내가 가면라이더가 다시 된 것 또한 내 소원 덕분이겠지. 아마 내 생각엔 너는 이런 소원을 빌지도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다시 그랑프리에 참가하게 될 거다. 어떤 방식으로든, 언제라든. 그렇다면, 정말 그렇게 된다면 그땐 다시 한번 더 시작하자. 서로를 짓밟고 이용해서라도 이기면 신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그런 그랑프리를, 진짜 신을 가려낼 새로운 그랑프리를. 자, 이번에야말로 진짜 하이라이트다.
- 이 세계의 디자신은, 과연 누가 될까요? 운명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! -